[👀일인당 meet 장서영 #만나서묻당 8️⃣]
“우연히 지나가다 들렀는데 불편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
🔍장서영 님의 아이디어 : 동네의 사랑방처럼 편한 분위기에 사람들끼리 끈끈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소통할 수 있는 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 혼자 살면서 현재 가장 필요한게 무엇인가요?
1인 가구 관련 행사를 하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가장 많은 대답이 ‘동네에서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친구’였는데요.
저도 친구, 공허한 관계의 친구가 아닌, 시덥지 않은 수다를 하기도 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기도 한 친구가 필요해요. 그런 친구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장소와 무언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Q. 1인 가구 관련 행사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파티, 토크 콘서트 등을 꽤 많이 주최했었는데요. 불특정하고 형식이 없고 제재가 없는 파티를 수시로 열었어요. 지나가다가 들렀는데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면, 자연스럽게 파티 분위기로 이어집니다. 이런 자연스러움이 공식적으로 갖추어진 행사를 했을 때보다 (운영하는 입장이나 오시는 입장에서도) 그 어느 행사와 파티보다 훨씬 좋았어요.
형식없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여는 것, 행사라고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프로그램은 수단일 뿐이죠. 행사 중에서는 제일 반응이 좋았던 것은 토크 콘서트 형식의 파티였어요. 어떻게 보면, 지속적으로 행사를 열고 참석하는게 힘든 일이기에 이것은 특별하고 일시적인 것이고, 저러한 자연스러움은 그저 일상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일상에서 친구를 만나고 싶을 때 만나는 것이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이지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만나는 것을 고대하길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봐요.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어요.
Q. 1인 가구 행사를 하시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소외되는 사람없이 잘 어우르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가장 필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잘 어울리는 분들은 괜찮은데 못 어울리는 분들을 챙기는 게 쉽지 않았어요. 스태프들이 맡는 공통 역할이 그런 분들을 잘 챙겨주는 것이었어요. 나중에는 역할을 정해줄 정도로 그게 제일 쉽지 않았죠. 그들만의 리그처럼 느껴지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해소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런 걸 해결한다면 가장 좋은 행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1인 가구로 살면서) 주변 시설나 자원 중에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 있었나요?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특히,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교류를 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공간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가장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 중 하나는, 구청, 공기관의 분위기가 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은 기관 분위기가 나는 포스터만 봐도 그 행사를 안가고, 그런 공간이라면 더더욱 가지 않을 것이고 편하지도 자연스럽지도 못할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정말, 청년들이 카페인줄 알고, 문화공간인줄 알고 드나들 수 있을 만큼의 편한 분위기를 가진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공유 공간이 생긴다면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았지만, 결국 가장 의미가 깊었던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율적인 일상과 네트워크였습니다.
일상에서 동네의 사랑방처럼 여길 수 있도록 편한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서로 더 끈끈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그룹을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 두 가지만 잘 유지하더라도 그 위에 프로그램은 사람들이 원해서 알아서 만들 정도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실제로 저희 또한 그런 경험을 했구요.
Q. 공유 공간을 잘 이용하기 위해, 공간이 갖춰야 할 조건은 뭐가 있을까요?
위에 얘기했듯이, 청년 입장에서 무조건 편한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안그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만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다가가기 쉽지 않을텐데, 공간의 겉과 안의 분위기까지 부담스럽다면, 절대 그 공간은 제 역할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공간의 네이밍부터 간판, 내부 분위기, 프로그램 제목, 프로그램 내용, 포스터 이 모든 것이 일관성있게 청년들에게 정말 편하게, 무겁지 않고 유하게, 흥미롭게 다가간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거창한 것을 하려 하기보다, 이들의 근본적인 니즈인 관계를 잘 형성하기만 한다면 그 뒤의 무궁무진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 생각해요. 물론,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 이것이 제일 어렵지만요.
Q. 공유 공간이 생긴다면 직접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저희가 직접 5년 동안 현장에서 겪은 경험들을 공유하고 싶어요.
Q. 오래 함께한 신뢰의 바탕은 어떻게 만드셨나요?
저희도 위험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이 많아요. 피해를 본 사람도 있었구요. 불안장애, 공황장애, 공감능력 장애 등 마음에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왔는데, 그러다 보니 더더욱 그런 일들이 잦았어요. 그들의 언행이 보편적인 사람들에게는 신뢰를 느낄만한 행동들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온 것은, 애초부터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중심이 되어 모여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미연에 방지하고 통제하는 것은 어느정도 분명한 한계가 있지만, 그러한 분들이 모여있을 때, 반대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 (즉,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으려 존중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 꼰대들)은 이곳을 자연스럽게 꺼려하게 되고, 관계 정리가 되어졌던 거 같네요.
그러면서 남은 구성원들은 더욱 더 깊은 신뢰가 쌓여가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그 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보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 혹은 운영위원들 가둥의 역할인 것 같아요.
* 참고 : 기존의 온라인 플랫폼(대학동 사는 사람들끼리 만든 어플 ‘대동여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