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당 meet 권서아 #만나서묻당 7️⃣]

“꿀팁같은 거 공유하는 내용을 포스트잇으로 붙일 수 있는" 📋📝🔖

🔍권서아 님의 아이디어 :공유공간에는 공동구매장 / 나눔장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1인가구로 혼자 살게 배경을 들려주실 있을까요?

권서아: 원래 본가가 대전인데, 서울에 학교를 와야 되는 상황이라서 ‘어떻게 하지’ 고민했어요. 제게 10년 위 언니가 있어요. 그래서 언니와 같이 살면서 학교를 다녔어요. 당시에는 캠퍼스가 다른 지역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복수전공을 하면서 관악에서 다녀야하는 상황이 오면서 집을 옮겨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어요. 그 와중에 언니가 울산에 직장을 잡게 되면서, 혼자 서울에 남겨진 거예요. 그런데 원래 캠퍼스가 있었던 지역에 기숙사가 있어서, 기숙사를 신청하는 데 제한이 있어요. 그에 더해서, 언니가 모아뒀던 짐이나, 10년 동안 살면서 쌓아놓은 살림살이가 있는데, 이걸 한꺼번에 정리할 수가 없어서 자취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가족/지인과 때와 혼자 , 어떤 차이를 느끼시나요?

권서아: 아무래도 가사 일을 저 혼자 다 해야 한다는 게 많이 부담스럽더라구요. 예를 들어, 학업과 자취를 병행하니까 시험 같은 것에 오롯이 집중을 못하고, 바쁘게 살다가 어느 날 수건이 떨어지거나 했을 때, ‘지금 빨래부터 해야겠다’ 거나, 갑자기 집안이 너무 더러워지면 ‘이제 청소를 해야지’ 이렇듯 한 쪽에만 신경을 쓸 수 없고, 모든 걸 병행해야 하는 게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가장 많이 차이가 있는 건, 밥을 잘 안 해먹고, 안 챙겨먹게 돼요. 준비시간도 있고,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해야하는 등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다른 해야 하는 일도 많아서요. 차라리 밥을 아예 안 챙겨먹으면, 그런 시간들을 아낄 수 있으니까, 밖에서 먹거나 안에서도 라면 같은 준비와 정리가 간단한 걸 먹게 돼요. 배달음식도 많이 먹구요. 먹고 바로 치우면 되니까. 대신에 식비가 많이 들어가게 되기도 해요.

 

Q: 혼자 살면서 필요를 느낀 어떤게 있으세요?

권서아: 저는 챙겨먹는다는 개념에 대해서, 다른 친구는 학식을 말하기도 했는데, 집밥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있잖아요. 학식이나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그걸 채워줄 수 없고, 집에서 해먹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지만 저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는 거예요. 조리도구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 국을 만들어 먹으려고 하면 기본 양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항상 해먹는 건 아니니까 재료 구입비가 부담이 되거든요. 그리고 다 해먹을 것도 아닌데, 파는 건 한꺼번에 많이 팔고 그러니까요. 혼자서 1인분에 맞춰서 만드는 것도 어렵고, 유통기한 지나서 버리는 것들도 되게 많아요.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이 아침밥을 잘 안 챙겨먹게 돼요. 가족들이랑 있으면 전날에 많이 해놓은 것을 또 먹거나, 하다못해 고구마라도 삶아놓은 게 있어서 그걸 아침으로 먹고는 하는데, 혼자서는 해 놓은 게 없으니 많이 안 챙겨먹게 돼요. (공유공간 같은) 그런 곳에서 같이 한 음식들을 공유할 수 있고, 부담없이 아침에 가서 챙겨먹을 수 있는, 항상 ‘조식뷔페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아침에 시간 없어도 바로 먹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주변의 시설이나 자원 중에 부족함을 느끼는 것도 있나요?

권서아: 1인 가구여서 느끼는 점이라기보다는, 친구들과 항상 하는 말이, 서울대입구역 근처는 너무 원룸, 높은 건물밖에 없어요. 공원이나 휴게공간이 부족해서 너무 삭막하고, 교통도 너무 난잡하고, 원룸촌이 몰려있어서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학교와 집을 오가면서 기계적으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친구들끼리 얘기하는 게 거리를 생각하지 말고, 버스를 타더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다고 얘기하거든요. 프랜차이즈 식당, 카페는 많은데 쉴 공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덧붙여서, 공기가 너무 안 좋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환기를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을 때 못하고 있다는 말예요. 혼자 살다보니까 되게 신경쓰는 부분인데, 먼지를 없애고 싶은데 먼지가 더 들어오는 느낌이에요.

원래 저희 집 주변이 모텔이 되게 많았는데, 그걸 헐고 원룸을 짓는 곳이 진짜 많아요. 그래서 공사를 계속 진행해서, 공사 때문에 일어나는 먼지도 들어오고 안 좋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걸 보완할 수 있는 공기 좋은 휴게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Q: 권서아 님은 1인가구 공동공간, 필요하실까요?

권서아: 그 공간을 간다는 것 자체가 혼자 산다는 걸 드러내는 거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불안함이 있어요. 물론 커뮤니티 있으면 좋아요. 집안에 있다면, 저도 마음만 먹으면 누구하고도 한 마디도 안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거잖아요. 가족이랑 같이 살다가 혼자 그렇게 살면서 외로움을 느낄 때도 많은데, 누군가를 만나면 막연히 좋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사는 걸 드러낸다는 불안함과 공포감이 있어요. 만약에 그 공간에서도 ‘꿀팁’ 같이, 서로 면대면이 아닌 상태에서 공유할 수 있는게 있다면, 그 정도면 좋을 것 같고, 저도 많이 이용할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커뮤니티 공간은 좀 무서워요.

아무래도 여자 혼자 산다는 프레임이 있잖아요. 저 안에서도 있는 것 같아서 밝히기가 두려워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관계를 구축하면서 오프라인을 꾸미는 거면 괜찮다고 생각을 해요. 막연히 모르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그런 형태라면 편하게 그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달음식 같이 먹기’나, 한쪽에 다과나 차류를 배치하고 긴 테이블을 설치해서 사람들이 얘기하면서 먹을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자취생들에게는 TV가 없잖아요.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게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TV가 없으니 볼 맛이 안 난다거나, 생방송으로 못 본다거나 하는 말들이 있거든요. 다 같이 야구나 축구 중계 보면서 하루 얘기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Q: 1 가구 공동공간에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권서아: 저는 예를 들어 상비약이나 대일 밴드 같은, 아플 때 필요한 물품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북카페의 형태로 꾸며놓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편하게 있으면서 책도 읽고, 음악도 틀어놓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떠오르긴 하거든요.

그리고 규칙, 꿀팁같은 거 공유하는 내용을 포스트잇으로 붙일 수 있는 게 있으면 좋을 것 같구요. 공기 얘기하면서 떠오른 건데, 1인 가구가 가습기를 사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식물들을 배치해서 깨끗하고 깔끔한 공간이면 더 많이 찾아갈 것 같긴 해요.

간단한 운동기구랑 요가매트 몇 개 설치하고, 홈 트레이닝처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2018.11.20 진행

인터뷰이: 권서아 

인터뷰어@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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